피터 나바로 “베트남의 관세 제로화 제안은 무의미…비관세 사기가 진짜 문제”
2025년 현재 피터 나바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행정부에서 백악관 무역 및 제조업 담당 선임 고문으로 복귀해 활동 중이다. 그는 트럼프 1기 시절에도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으로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을 주도했던 핵심 인물로, 이번 행정부에서도 유사한 보호무역주의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정부가 미국 측에 대미 수출 제품의 관세를 ‘제로화’하겠다고 제안하자, 나바로 고문은 단호하게 “그건 아무 의미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관세 인하만으로는 미국과의 무역을 공정하게 만들 수 없으며, 핵심 문제는 오히려 ‘비관세 장벽’과 ‘비관세적 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주장은 단순한 수치적 관세보다 실질적인 시장 접근성과 정직한 무역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바로는 베트남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이 외형상 자유무역을 표방하면서도 기술 규제, 인증 절차, 불투명한 행정 처리 등 비관세 장벽을 통해 외국 기업의 시장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상품은 베트남에서 각종 검역, 포장 규정, 원산지 증명 요건 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겉보기에는 자유무역이지만 실제로는 미국 상품을 배제하는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그는 베트남이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경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도 우려를 표했다. 중국산 부품이나 완제품을 약간 가공하거나 라벨만 바꿔 ‘메이드 인 베트남’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행위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정책을 우회하는 ‘원산지 세탁’이자 구조적 사기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무역 문제가 아닌, 국가 간 신뢰와 법 준수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피터 나바로는 무역에 있어서 단순한 숫자나 협정 자체보다 ‘공정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자유무역은 어디까지나 조건이 맞을 때 의미가 있으며, 일방적인 개방만을 요구하는 구조는 미국 산업을 약화시킬 뿐이라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는 “우리는 숫자 놀음에 속지 않는다. 무역은 상호 존중과 공정한 경쟁 위에서 이뤄져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유럽, 한국, 베트남 등과의 무역 협상에서 일관되게 보여온 입장이며, 미국의 산업 보호와 일자리 회복을 위한 기조와도 일맥상통한다. 나바로의 이러한 접근은 일각에서 과도한 보호주의로 비판받기도 하지만, 미국 내 제조업 회복과 무역 불균형 개선이라는 측면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도 있다. 그의 역할은 앞으로 미국의 무역 정책과 국제경제 질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