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재선 후폭풍…유럽 7개국서 미국 호감도 최대 28%p 하락 – 유고브 여론조사 결과 "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 유럽 내 미국에 대한 대중 인식에 급격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영국의 유력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유럽 주요 7개국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평균 6~2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반감이라기보다는, 트럼프식 외교와 보호무역 강화, 대서양 동맹 균열 등 다양한 복합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조사 대상 국가는 덴마크, 스웨덴,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서유럽 및 북유럽 중심의 민주주의 핵심 국가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오랜 기간 미국과 NATO, G7, EU-미국 협력 등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온 국가들이며, 전통적으로 미국에 대해 높은 우호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재집권 이후, 관세 정책의 재강화,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시사, 유럽 자율 방위 강요, 외교적 고립주의 강화 등의 정책이 발표되면서 미국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특히 덴마크에서는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크게 하락했다. 그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직후, 다시 한 번 그린란드 매입 논의를 언급하면서 덴마크 정부를 자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고브에 따르면, 덴마크 국민 중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트럼프 재선 직전보다 28%포인트나 감소했다. 이는 유고브 조사 이래 가장 급격한 신뢰 하락 수치다.
독일과 프랑스 또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두 나라는 이미 트럼프 1기 시절 NATO 방위비 분담금 압박, 기후변화협정 탈퇴, 독일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위협 등을 경험한 바 있다. 2025년 재선 이후에도 미국은 독일 자동차 수출에 대해 “불공정하다”며 다시금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는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 내에서 반미 여론을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 프랑스 역시 최근 파리기후협약 재탈퇴 움직임과 트럼프의 일방주의적 행보에 대해 외교적 불신을 표하고 있다.
영국과 스웨덴 역시 마찬가지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미국과의 양자 자유무역협정을 기대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도 중국 못지않은 수출 과잉국”이라고 언급하며 협상 속도를 늦췄고, 이는 영국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미국에 대한 실망감을 키웠다. 스웨덴은 트럼프 정부의 유럽 난민 수용 비판과 군사 동맹 확대 반대 기조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미국의 리더십 신뢰도는 약화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고브는 “이번 조사는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서, 국가 간 신뢰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유럽 주요국 국민들의 미국에 대한 우호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와 자국우선주의 정책이 동맹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미-EU 통상 협상,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구조 개편 논의, 기후 정책 및 글로벌 공급망 협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신호로 해석된다. 유럽이 ‘트럼프 없는 미국’과의 협력을 원했던 분위기 속에서, 재선된 트럼프 행정부는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한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