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복귀 후, 러시아를 적국으로 보는 미국인 감소… 여론 변화의 배경은?

트럼프 복귀 이후, 러시아를 ‘적국’으로 보는 미국인 비율 감소
2025년 3월 말 실시된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미국인들 사이에서 러시아를 ‘적국’으로 간주하는 인식이 뚜렷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 대외 정책 방향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 변화에도 중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번 조사는 2025년 3월 24일부터 30일까지 미국 내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전체 응답자의 50퍼센트가 러시아를 ‘미국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불과 1년 전인 2024년의 61퍼센트에서 11퍼센트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인식 변화가 두드러졌다. 2024년에는 공화당 응답자의 58퍼센트가 러시아를 적국으로 보았지만, 2025년에는 이 비율이 40퍼센트로 낮아졌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2022년 3월의 69퍼센트와 비교해보면 상당한 하락이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러한 여론 변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기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우호적 관계를 강조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독재자라고 지칭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이러한 대통령의 기조는 공화당 유권자들의 태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들 중 블라디미르 푸틴에 대한 ‘신뢰한다’는 응답은 2024년 11퍼센트에서 2025년 18퍼센트로 증가한 반면,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1퍼센트에서 43퍼센트로 감소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가 공화당 내에서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여론 변화가 향후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대러 정책이 더욱 유화적으로 전환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재정 지원은 제한될 수 있다. 또한 미국 내 정치적 갈등이 국제적 외교 노선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러시아를 강력한 위협으로 보는 인식이 유지되고 있다. 민주당 응답자 중 64퍼센트는 러시아를 ‘적국’으로 간주한다고 응답했으며,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신도 70퍼센트 이상을 기록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는 미국의 대외 인식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적대감은 공화당 내에서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미국의 국제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향후 대응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이번 조사 결과는 정치적 리더십이 대중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