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잉 125% 관세 취소… 인도, 중국 대신 항공기 인수 고려"

 

최근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보잉 항공기 주문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항공사에 보잉 737 MAX 항공기 인수를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따라 약 50대 규모의 주문이 취소되거나 인수가 거부된 상태다. 중국 항공사들이 보잉 항공기를 대거 취소하면서 보잉의 중국 시장 전략에 큰 타격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미중 무역 갈등의 연장선일 뿐 아니라, 중국의 자국 산업 보호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나라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인도가 이번 보잉 항공기 취소 사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에어 인디아는 중국 항공사들이 거부한 보잉 737 MAX 항공기를 대거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에어 인디아는 중국을 위해 제작된 보잉 항공기 중 41대를 인수했으며, 추가적으로 약 10대를 더 확보하기 위해 보잉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에어 인디아가 운영하는 저비용 항공사인 '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의 성장과 확장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인도 항공 시장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보잉 항공기 인수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잉 입장에서도 중국 시장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보잉은 중국의 주문 취소로 인해 이미 생산된 항공기의 납품이 불확실해지자, 인도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항공 그룹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도 긴밀히 협상하며 대체 구매자를 찾고 있다. 말레이시아 항공 그룹 역시 중국 항공사들이 취소한 보잉 항공기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상태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보잉은 중국 시장에서의 타격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태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긴장을 자국 항공산업 보호에 이용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이기도 하다. 중국은 자국의 항공 제조사인 코맥(COMAC)을 적극 지원하면서 자국 내 항공기 공급을 점차 늘리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미국 보잉 항공기 인수를 제한하면서 자국 항공기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목적도 분명하다.

그러나 중국의 전략이 가져온 부작용은 예상보다 크다. 중국이 거부한 보잉 항공기가 빠르게 인도 등 경쟁국으로 넘어가면서, 결과적으로 중국이 항공 산업의 주도권을 다른 아시아 국가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도 시장의 급성장은 향후 중국의 지역 내 항공 산업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내에서도 이번 보잉 주문 취소가 단기적인 무역 보복 수단을 넘어 장기적인 전략적 실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중국의 보잉 항공기 주문 취소 사건은 인도를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내 항공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중국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이 역설적으로 경쟁국의 항공 산업 성장에 기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중국, 보잉 인도 중단 명령…항공 산업 흔드는 미중 무역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