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9번째 싱크홀, 부산 사상구 도로 붕괴 왜 반복되나”

2025. 4. 14. 01:28일상의 간단 명료한 팁!

반응형
SMALL


2025년 4월 13일,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서 또다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시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싱크홀은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인근 도로 횡단보도에서 발생했으며, 규모는 가로 5m, 세로 3m, 깊이 4.5m로 추정된다. 사고는 오전 5시 40분경 발생했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사고 직후 경찰과 시 당국은 해당 도로 4개 차선을 전면 통제하고 방호벽을 설치해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이번 싱크홀은 단일 사고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같은 지역에서는 지난 1년 동안 무려 9건 이상의 유사한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에는 트럭 2대가 도로 함몰로 인해 8m 아래로 추락하는 중대 사고까지 발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 지반이 구조적으로 약해졌으며, 특히 도시철도 공사와 주변 지하 매설물의 노후화, 배수 시스템 불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사상~하단선은 총 연장 약 6.9km, 정거장 6개소로 구성된 도시철도로, 사상역과 하단역을 잇는 부산의 서부 교통망 개선을 목표로 2019년부터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공사 기간 동안 발생한 잦은 사고는 시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으며, 안전 관리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사고 이후 정밀 조사를 통해 통신관 연결 부위 손상으로 빗물이 침투하면서 지반이 약화됐고, 그로 인해 지하 공동이 형성돼 붕괴에 이르렀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반복되는 싱크홀에도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정훈 부산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반 침하 문제는 단순 복구로 해결되지 않는다. 지하 구조물에 대한 정기적인 비파괴 검사와 함께, 토질 상태에 맞는 구조적 보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심지 공사에서는 배수 시스템 관리가 핵심이며, 이 부분이 소홀하면 싱크홀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한편, 서울 강남구나 대구 달서구 등 타 지역에서도 과거 지하 공사 중 유사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사례가 있으며, 이는 전국적인 지하 안전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과 운전자들은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어디서 땅이 꺼질지 몰라 불안하다”며, 횡단보도 앞에서도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르게 빠져나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손님 발길도 끊겨 하루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생계 피해도 호소하고 있다.

부산시는 사고 직후 긴급 복구에 착수했으며, 4월 14일 오전까지 도로 원상 복구를 완료할 계획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도시철도 공사 전반의 안전성 점검과 지반 보강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문제는 지하 공간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주체가 부재하다는 점이라고 꼬집는다.

현재 우리나라는 도로·통신·상하수도·철도 등 지하 시설이 각 기관별로 분산 관리되고 있어, 통합적인 모니터링이 불가능하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로 인해 지하 공간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사고 이후에야 대응하는 '사후처리 중심'의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시공사 간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민간 공사라도 일정 규모 이상의 지하 작업에는 공공감독과 제3자 점검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싱크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조기경보 시스템 도입과 예산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복되는 싱크홀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도시 안전 시스템 전반의 경고다. 정부와 지자체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반응형
LIST